학습 끝난 로봇 AI, 그냥 넣으면 걸을까요?
공개된 보행 AI를 받아서 로봇에 넣었는데 안 걷는다면요. 파일이 이상한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. 저희가 그 파일을 직접 열어보고 알게 된 이야기예요.

실습실에서 이런 장면, 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.
학생이 공개된 보행 AI 파일을 받아옵니다. 로봇에 넣습니다.
그런데 안 걸어요. 에러도 안 뜨고요. 그냥 스르륵 주저앉습니다.
파일이 잘못된 걸까요? 아니더라고요. 저희가 그 파일을 직접 열어보고 나서야 이유를 알았습니다.
이게 사실 프로그램이 아니거든요
먼저 이 파일이 뭔지부터요.
학습 끝난 AI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냥 함수 하나예요. 숫자 넣으면 숫자 나오는.
저희가 공개된 T1 보행 AI를 열어봤더니 이렇게 생겼더라고요.
720 → 512 → 256 → 128 → 21

왼쪽 720은 로봇의 지금 상태예요. 무릎이 몇 도 꺾였는지, 몸이 얼마나 기울었는지 같은 숫자들이죠.
오른쪽 21은 관절 21개한테 보낼 명령이고요.
그러니까 이 파일이 하는 일은 딱 하나입니다. 숫자 720개 받아서 숫자 21개 내놓기.
로봇을 어떻게 움직일지는 알아요. 근데 로봇한테 말 거는 법은 모릅니다.
그래서 뭐가 더 있어야 하냐면
네 가지가 다 맞아야 걸어요.
- AI 파일 — 이건 받은 그대로 씁니다
- 숫자 720개 만들어 넣기 — 로봇 상태를 읽어서 순서대로 채우기
- 나온 숫자 21개 바꾸기 — 관절 명령으로 변환
- 박자 맞춰 보내기 — 정해진 주기로 전송

첫 번째만 받고 나머지 셋을 직접 만들려니까 안 되는 거죠.
근데 이 중에 두 번째가 진짜 골치입니다.
순서 하나 틀리면요, 조용히 넘어져요
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하고 싶은 얘기예요.
파일 안에 신경망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. 학습할 때 봤던 숫자들의 평균이랑 표준편차가 720개, 통째로 같이 저장돼 있더라고요.
무슨 말이냐면요. 720개를 아무 순서로나 넣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. 몇 번째 칸이 무릎이고 몇 번째가 자이로인지가 학습하던 그때 이미 정해져 버린 거죠.
그리고 여기가 무서운 부분인데요.
순서를 바꿔도 에러가 안 납니다.
프로그램은 잘 돌아가요. 빨간 글씨 하나 안 떠요. 숫자 들어가고 숫자 나오고. 근데 그 숫자가 틀린 거고, 로봇은 조용히 넘어집니다.
학생이 밤새 코드 봐도 못 찾는 이유가 이거예요. 고장 난 데가 없거든요.
그럼 실습에선 어떻게 하죠
방법은 간단해요. AI 파일이랑 그걸 돌리는 실행 코드를 같이 받으면 됩니다.
720개를 어떤 순서로 채워야 하는지는 학습 코드를 봐야 알 수 있거든요. 그 코드가 같이 오면 두 번째 문제가 풀리고, 나머지는 정해진 대로 하면 돼요.
저희가 다루는 Booster Robotics 로봇은 보행 AI랑 실행 코드를 같이 공개합니다. 그래서 실습 첫 주에 걷는 로봇을 볼 수 있어요.

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, 걷는 것까지가 바로 되는 거예요. 연구 주제에 맞춰 고치는 건 그다음부터고요. 이 선을 학생들한테 미리 알려주시면 헤매는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.
자주 받는 질문
AI 파일만 있으면 진짜 아무것도 못 하나요?
시뮬레이터 안에서는 돌려볼 수 있어요. 실제 로봇에 넣으려면 숫자를 만들어 넣고 명령을 보내는 코드가 따로 필요합니다.
숫자가 몇 개인지는 어디서 봐요?
파일 안에 들어 있어요. 저희가 본 T1 보행 AI는 720개였고, 다리만 다루는 작은 건 47개였습니다. 용도마다 다릅니다.
학생이 직접 짜보게 하는 것도 공부 아닌가요?
맞습니다. 다만 순서가 틀려도 에러가 안 나서, 정답 코드를 먼저 보여주고 한 칸씩 바꿔보게 하는 편이 남는 게 더 많아요.
학습을 처음부터 다시 시켜야 하나요?
아니요. 훈련 끝난 게 공개돼 있어서 그대로 쓰시면 됩니다. 거기서부터 고치는 게 연구고요.
여기 나온 숫자는 공개된 파일을 저희가 직접 열어서 본 값이에요. 확인한 건 Booster Robotics의 T1 보행 AI 하나라, 다른 로봇이나 다른 AI는 구조가 다를 수 있습니다.